킹(King)달러도 아니다. 이제 갓(God)달러다. 왕도 아니고 신의 지위를 넘보는 달러, 원달러환율 과연 어디까지 치솟을지? 또 1440원을 뚫었다. 1400원도 이제 옛말이다. 어제 영국 미국 국채금리 하락 덕에 오늘 외국인들이 증시에 유입되며 소폭 하락했는데,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실적으로 환율은 연준 금리인상과 발맞추어 계속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황마다 찾는 안전자산 기축통화 달러의 위엄이다. 한미 금리가 이미 역전되기도 했고 무역수지도 줄어드는 마당에 별다른 호재가 없다. 대내적, 대외적 요인 모두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관세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4월(-25억800만달러)부터 8월(-94억7000만달러)까지 5개월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달 20일까지 누적치가 약 292억달러임을 감안하면 9월 들어서도 41억달러 정도의 무역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국면에서 신흥국이 불리할 것이란 인식이 있지만 브라질, 인도, 멕시코, 베트남 등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견고하다"며 "높은 중국 의존도, 반도체 사이클 둔화 가능성 등으로 원화는 예외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과 원화 가치의 상관계수가 꾸준히 높아지는 가운데 반도체와 경기순환(시클리컬) 업종의 수출이 여전히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경기 우위,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등을 이유로 환율이 올해 연말까지 계속 상승할 것이고, 일각에선 1700원을 터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강한 금리인상 기조에 환율까지 높아지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이달에만 2조3천억원이 넘는 물량을 코스피 증시에 쏟아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어제의 미 증시 반락은 하루짜리 단기 호재라는 인식이 공유되었는지, 우리나라 증시는 오늘 오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보합으로 마무리했다. 개인이 팔아치운 주식을 외국인들이 받아줬다는 게 고무적이긴 하나, 환율이 문제다 환율이.
당국도 긴장하고 있는 모양이다. 정부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본격 개입하기 시작했다. 2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개최한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 밝혔다.
※ 1990년 이후 증안펀드 조성 사례
1. 1990년,
2. 2003년,
3. 2008년 - 세 차례 모두 실제 증시에서 주식 매입
4. 2020년 - 조성만 하고 시장 개입은 이뤄지지 않음. 2020년 3월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까지 급락했을 때 10조70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음.
이와 관련하여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채 시장에서 5조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기획재정부)가 2조원, 한은이 3조원을 투입해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여(바이 백buy back) 채권을 조기에 상환하는 것이다.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 수요가 늘어나고 시중 국채 물량이 줄어 국채 가격 상승,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니 국채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국채금리는 시중금리 기준으로 작용하므로 국채금리 하락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유 외환을 시장에 매각하며 환율을 끌어내리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막강한 외환 보유고에는 대적할 길이 없다 여겨 환율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를 호시탐탐 노리는 환투기 세력들이 분명 꼬일텐데.. 과연 어떨지, 증시는 언제까지 떨어질지. 다 지나가겠지만 당장 맞는 동안은 많이 아프다.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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