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안 하면 바보 된다" ... 전세금까지 베팅하는 개미들
주식에 빠진 대한민국 - 보증금 빼 뭉칫돈 증권계좌로
증권사엔 늦깎이 투자자 북적, 대학 커뮤니티선 종목 글 넘쳐나
고객 예탁금 70조 육박, 은행·보험 등서도 대규모 이동
11일 오전 삼성증권 서울 잠실 WM지점을 찾았다. 주식 열풍에 영업점 분위기가 어떨지 궁금했다. 예상대로 북적거렸다. 앉아 있는 70대 A씨에게 요즘 분위기를 물었다. 그는 "10여년 전 펀드 가입한다고 난리를 칠 때랑 분위기가 비슷한 거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9시10분, 개인 순매수 금액은 1조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단 시간 1조원 돌파였다. 주말 새 몸이 단 개미들이 주식을 폭풍 매수했다. 일부는 증권사 지점에서 들어간 주문이다.
이 같은 주식 열풍은 지난해 통계에서도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증권투자에 들어간 돈은 총 40조4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5배 넘게 늘었다.
주식과 펀드에 22조5000억원, 채권에 9조7000억원, 해외주식에 8조2000억원이 들어간 반면 은행 예·적금에 들어간 돈(금융회사 예치금)은 24조5000억원으로 10.3% 줄었다. 이는 70조원에 달하는 투자자예탁금으로 이어졌다.
"공매도 3월 재개" 금융위 논란 일축
금융위 "예정대로 3월 16일 공매도 재개" 밝혀
금감원 내부 보고서 통해 "코스피 3300땐 과열" 분석
금융위원회가 3월 16일부터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제도 개선을 마무리 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개인투자자들과 일부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공매도 재개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진화에 나선 셈.
금융위원회는 11일 공지 문자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에서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시행한 공매도 금지 조치가 1년 만에 풀리게 된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특성상 상승세를 이어간 증시에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매입해 갚는 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기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우리나라 코스피가 3300에 도달하면 '증시 과열'로 진단하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증시가 과열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 체질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금감원이 우리 경제의 특정 주가 수준에 대해 분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 주목된다. 금감원 분석의 바탕이 된 해외 논문에서는 급격한 유동성 증가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참고논문 "3년내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 40%"
증시과열 경고 보고서
하버드대 저자들은 "지난 3년간 급격한 신용 팽창과 자산 가격 상승이 결합돼 향후 3년간 금융위기에 진힙할 확률이 평시 7%에서 40%로 높아졌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6년 미국과 많은 여차 국가가 위기의 조짐을 보였던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현재 주가 수준이 과열됐다는 데 동의하는 의견을 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가 상승과 경제 성장이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하더라도 코스피가 너무 급격히 상승했다"며 "주가가 끝없이 오를 수는 없는 만큼 하락세로 전환될 때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증시도 과거와는 체질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수치만을 놓고 과열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우려와 함께 이날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5% 넘게 출렁였다.
기관 매물폭탄에 개인 4.4조 순매수 방어
기관 사상최대 순매도에 맞불, 0.12% 소폭 하락으로 막아내 3200 돌파 3시간후 3000대로
외인 선물매도가 하락세 키워, 미국 장기금리 반등세 전환탓
개인투자자가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 넘게 사들여 개인 순매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관투자가가 이날 3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역대급으로 매물을 쏟아냈지만 개인이 소화하면서 코스피는 0.12% 하락한 3148.4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1조8000억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국내 주식을 개인이 대거 매수하면서 코스피 급락을 방어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조49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 30일 개인은 MSCI 지수를 재조정할 당시 외국인 매도 물량에 대항해 2조2205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날 두 배 넘는 물량을 사들이며 순매수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기관은 3조7432억원, 외국인은 7176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또한 44조433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매도하는 배경에는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지난 6일부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1%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0.5%까지 떨어진 미국 장기금리가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위험 자산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파값 58% 올랐다...역대급 한파에 밥상물가 '덜덜'
연초부터 몰아친 한파에 남쪽 지역까지 냉해 피해, 과일·채소 50% 이상 올라
AI여파에 계란값도 상승, 한판에 6000원 돌파
연초부터 밥상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기록적 한파에 시금치와 대파 등 겨울 채소 가격이 들썩이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달걀과 닭고기, 오리고기 가격도 뛰었다.
쌀, 양파, 사과, 배 등은 지난해 여름의 최장 장마와 태풍 피해로 전년 동기 대비 10%부터 최대 60%까지 올랐다. 두부, 콩나물, 통조림, 콜라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5%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유독 생필품인 농축수산물은 9.7%(작년 12월·작년 전체 6.7%) 상승하며 코로나19로 지친 서민들 삶을 더 팍팍하게 하고 있다.
'美 빅테크' 눈만 마주쳐도 주가는 오른다
美 대표기업과 연결된 종목들, 연초부터 주가 꾸준하게 상승
테슬라에 납품하는 LG화학 한달간 26% 오르며 '신바람' 명신산업도 수혜주로 손꼽혀
애플, 테슬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한국 주식들이 연말·연초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기술 흐름을 주도하는 이들 기업과의 작은 연결고리만으로도 국내 업종 대표주는 물론이고 신규 상장주까지 들썩이고 있다.
11일 증시에서도 애플카 위세는 여전했다. 애플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자율주행 전기차, 즉 애플카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전 거래일인 지난 8일 20%가량 올랐던 현대자동차는 이날도 8.74% 상승해 26만7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사상 최고가(28만9000원)를 새로 쓰며 종가 기준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뒀다.
최근 한 달 새 15만원대 전후로 LG전자 주가를 49%가량 끌어올린 것도 애플이었다.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애플카에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 수혜주로 투자자 관심을 받고 있다.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하는 LG화학은 최근 한 달간 26% 오르며 지난해 주도주 면모를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신규 상장주 중 최대 일반 청약경쟁률(1370대1)을 기록하며 입성부터 주목을 받았던 명신산업 역시 테슬라에 납품하는 수혜주로 꼽히며 한 달간 주가가 152%나 올랐다.
넷플릭스 관련주로 꼽히는 스튜디오 드래곤은 최근 한 달새 주가가 17%가량 상승했다. 2019년 말 넷플릭스는 스튜디오 드래곤 모회사인 CJ ENM과 지분 4.99%에 대한 매도권을 주고 3년간 드라마 제작·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내용의 협약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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