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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국내

셀트리온 등 반공매도주, 테마주나 다름없다?

by Javid 202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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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게임스톱이 야기한 개인투자자들의 반(反) 공매도 운동이 뜨겁다. 초보 투자자로서 관련된 생각을 정리하여 아래와 같이 몇 차례 글을 올린 바 있다. 누가 봐주실까 싶기도 하지만. 

 

1. GME 폭등: 과열된 시장과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2. 게임스톱이 촉발한 개인 vs 공매도 세력 간 전쟁, 우리나라도?

 

게임스톱의 주가를 들었다놨다 한 미국 개미들이 미국판 주식갤러리 레딧 월스트리트베츠(WSB)에 모여 원자재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은'을 다음 타겟으로 삼아 '돌격'했다.

 

ⓒ매일경제

 

2월 1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은값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9.3%(2.5달러) 오른 29.418 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 2월 이후 8년 만의 최고가라 한다. 개인들이 "은에서도 기관의 '숏 스퀴즈'를 유발해 가격을 폭등시키자'며 단결하고 있다는 것.

 

이쯤되면 말이 개인이지 사실 조직적인 거대 세력이다. 말이 단결이지 선동이나 다를 바 없다. 심하게 말하면 그 중심에 선 돌격대장 격 개미들이 시장 왜곡, 주가 조작이라 봐도 무방해 보인다. 기관 세력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개인들을 집결시켜 '세력화' 한 것이다.

 

게임스톱 사태 '주동자' 중 하나인 미국 개미 Keith Gill 유튜브 채널 roaringkitty

 

뭐 자세한 속내야 모를 일이지만, 폭등을 주도한 인물들이 꼭지에서 익절하고 다음 '순진한 개미'에게 폭탄을 돌리고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마음에 남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나마 대장격 유튜버 키스 질은 '끝까지 간다'고 선언한 모양.

 

현재 게임스톱의 주가 수준은 보시다시피 다시 폭락 수준이다. 폭등 후 폭락은 평균에 회귀하는 시장의 본성이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 잘 치고 빠진 약삭 빠른 개인들이 훨씬 더 많을 듯하다.

 

ⓒInvesting.com

 

미 증시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오며 월가를 뜨겁게 달군 이번 게임스톱 사건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좌시할 수만은 없었을 거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SEC 위원장으로 지명된 게리 겐슬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공개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 게시판인 WallStreetBets에 모여 나눈 대화를 '시세조종'으로 볼 수 있는지다. 미국 연방증권법은 주식 매수·매도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배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그 정보가 투자 결정에 '충분한 정보'로 제공되었는지 여부.

 

Reddit의 WallStreetBets 게시판 - 팔로워가 830만명이 넘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공개 게시판을 통해 힘을 모아 거대 헤지펀드를 '백기투항'시킨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 당국이 개인투자자들의 집단행동에 규제를 가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SEC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SEC는 과열 우려가 큰 종목들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힌 정도다. 아직 미 의회의 인준을 받아 정식으로 임명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몸을 사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게리 겐슬러는 2019년 메사추세츠공대(MIT) 슬로언 경영대학원 교수 시절 "핀테크 회사들을 과도하게 규제하면 혁신을 없애기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시한, 나름 열린 마인드를 갖고 있는 인물이긴 하다.

 

ⓒ매일경제

 

문제는 이러한 '해프닝'에 그칠 수 있는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들끓게 한다는 거다. 금지되었던 공매도도 오는 3월 16일부터 부활하니 시기도 마침 적절했다.

 

이에 공매도 잔액 1위주인 셀트리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이치엘비, 네오위즈 등 공매도를 많이 낀 종목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참고: 공매도 1위주 셀트리온, 한국의 게임스톱 되나?).

 

자본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개미들의 반란일지, 기관과 외인들이 한 발 앞서 물량을 모으는 작업일지, 알 수 없지만 진짜 셀트리온에서 게임스톱처럼 '숏 스퀴즈'가 나와준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100만원도 찍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의 나래를 한 번 펼쳐본다. 아, 물론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진 않다.

 

ⓒ매일경제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는 미국 게임스톱처럼 '반(反) 공매도' 불길이 번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시가총액이 50조에 달하는 대형주일 뿐더러, 국내 증시는 상·하한가가 30%로 제한폭을 두고 있기 때문. 물론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시장 상황 상 가능할 수도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긴 하다.

 

이쯤되면 셀트리온 등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견된 '반(反)공매도 운동'은 개인들의 투심을 자극하는 테마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다. 아니나 다를까, 참여 중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오늘 아침 아래와 같이 '반공매도관련주'라는 제목을 단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매사 그렇지만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반공매도주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비이성적인 과열을 야기할 수 있다. 개인 투자 자금이 스마트머니가 되었다지만, 매일같이 쏟아져 들어오는 신규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스마트하진 않을 것이다. 

 

더불어 예측은 무용하다. 항상 쏠림에 유의해야 한다. 주식은 철저히 대응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시장은 늘 옳다. 기본에 입각한, 철저히 자기만의 투자 원칙에 입각한 현명한 투자만이 살 길이다.

 

※ 참고한 기사

1. 은값까지 밀어올린 개미...원자재 시장서도 큰 손되나
2. 동학개미 셀트리온 결집해도 주가 올리기는 힘들다
3. 게임스톱 사태는 시세조종?...美 증권거래위 판단에 쏠린 눈
4. 하룻밤새 140억 날린 美대장개미 "게임스톱 팔 생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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