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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해외

GME 폭등: 과열된 시장과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by Javid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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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 개미들도 '동학 운동'을 펼치는 듯 보인다. 게임스톱(GME) 등 개인투자자 매수가 집중된 이른바 '잡주'들이 수백%대로 폭등하는 양상 속에 어제(1/27) 주요 지수는 작년 1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는 2.05%, S&P 500은 2.57%, 나스닥은 2.61% 폭락했다. S&P 500 지수는 2021년 상승폭을 하루만에 반납했다.

 

반면 게임스톱은 개장 전 시간외 거래부터 100% 넘게 치솟더니 결국 199.53 오른 347.51달러로 마감됐다. 올 초만 해도 10달러대에 불과했던 주식이다. 게임스톱뿐 아니라 미국의 CGV인 AMC엔터테인먼트는 한 때 420% 폭등하다 301.21% 오른 채 마감했다.

 

익스프레스, 푸보TV, 코스코퍼레이션 등 공매도 물량이 많은 주식들이 모두 세자릿수 대로 급등했다. 이들 주식들을 모은 FANGG (FUBO, AMC, NOK, GME, GOGO)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Investing.com

 

게임스톱 폭등은 미국의 주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주식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 Wallstrretbets)에 참여한 420만 명(1/28 기준) 개미들의 매수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헤지펀드들, 그들에게 콜옵션을 매도한 대형 기관들 모두 게임스톱 주식 매수 대열에 동참해야 했기 때문.

 

미국 내 막대한 달러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월가 간 권력 관계가 전환되는 모습이다. 개인이 기관을 '말살'하는 모습이 마치 2011년 월가 점령 운동(OWS; Occupy Wall Street)를 보는 듯도 하다. 성난 민심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 자본 우위를 점하려는 모습이 지난해 내내 펼쳐진 우리네 동학 개미 운동과도 닮은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은 더 이상 가치와 가격의 차이에서 기인한 온전한 투자 시장의 모습이 아니다. 코인판을 연상케하는 투기 대 투기장의 모습을 띈다. 마치 마음에 드는 유튜버들에게 슈퍼챗을 '쏴 주는' 모습과도 유사해 보인다. 단지 그 느낌만으로도 시장이 얼마나 과열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모습이다.

 

발빠른 누군가는 분명 이 기회에 편승해 막대한 부를 일구겠지만, 과연 이 과열의 끝은 어디일까? 공공의 적을 성공적으로 물리치고 나면 남는 건 내부 갈등 뿐일지 모른다. 개인들이 뭉쳐서 공매도 세력을 해당 종목에서 '쫓아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주식이란 기본적으로 제로썸 게임이다. 사 주는 사람이 있어야 팔 수 있는 유가증권이다. 누군가 가격을 외치면 그보다 더 높은 값을 부르는 이에게 재화가 돌아가는 경매 시장과도 비슷한 양상을 띄는, 철저히 시장 논리에 의해 돌아가는 곳이다.

 

애초에 펀더멘탈이 단단한 기업의 주식들에서 벌어지는 광경이 아니다. 무질서 속 과열을 띄는 현 양상이 앞으로 언제 어떻게 진행될 지, 아직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형적인 인간 심리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추정해볼 순 있다. 향후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속 플롯대로 흘러갈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동물농장>에선 농가 동물들이 똘똘 뭉쳐 공공의 적이라 생각하는 농장주 존스 영감을 결국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동물들은 농장을 차지하고 의기양양 자기들만의 '평등한' 세계를 이룩한다. 그 평등을 담보하는 몇 가지 계율도 정해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하지만 공공의 적이었던 농장주 존스 영감을 물리친 뒤 돼지들이 다른 동물들로부터 우위를 점해가는 모습을 생각해보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던 계율이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특별하다'고 바뀐 사실을 떠올려보자. 외부의 적이 사라지면, 갈등은 내부에서 잉태되기 마련이다. 만민 평등은 환상에 불과하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인간 본성에서 기인하는 사상적 결함을 지적하고 있는 <동물농장>이지만, 세상 어떤 현상을 바라보더라도 유효하게 작용하는 시각이다. 합심할 것인가, 배신할 것인가, 죄수의 딜레마는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있다고 생각하는 전체주의 하에서는 반드시 벌어질 수밖에 없는 예견된 상황이다.

 

ⓒReddit.com

 

무리의 머리에 서려는 자들이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이다. 성공적으로 공매도 세력을 물리친 개미들은, 과연 끝까지 유대를 유지할까? 서로가 배신 때리지 않고, 죄수의 딜레마를 성공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오른 주가는 대체 어쩐단 말인가?

 

울며 겨자먹기로 매수세에 동참한 '기관 세력'들에게 물량을 모두 '떠넘기고' 유유히 성공적으로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동물농장>으로 막을 내릴지, <로빈훗>으로 마무리될지, 전자에 아무래도 마음이 기울지만, 지켜볼 일이다. 사자의 심장을 가지지 못한 방어 투자자로썬 그저 팝콘각이나 세우는 게 현명해 보인다.

 

※ 참고한 기사: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게임스톱' 쓰나미, 월가를 휩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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