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 관련 외자판호를 대거 발급하며 국내 게임 시장에 대해 문호를 개방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일종의 허가증이다. (중국 게임: 내자판호, 해외 게임: 외자판호)
국내 게임사들에 대한 중국 판호 발급과 함께 게임주들에 대한 관심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코로나 특수로 한창 주가가 높았으나 금리인상이 지속되며 유동성 장세가 꺾이자 게임주 버블도 꺼지는 추세였던 터라 시장의 기대가 크다.
목차
1. 중국 판호 발급 뜻
2. 중국 판호 발급받은 국내 게임 및 게임사
3. 국내 게임주 주가 전망
1. 중국 판호 발급 뜻
중국은 선택적 자본주의를 표방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자국 시장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서구'의 본격 자본주의로부터 자국 체제와 경제를 보호하고자 해외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수입 미디어에 대해 허가제를 운영한다.
널리 쓰이는 판호라는 말은 사실 정식 용어가 아닌데, 판호(版号)라는 단어가 '번호' 정도의 의미를 갖지만 그 자체로는 발급/배포 허가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2022년 12월 28일 44개의 게임에 대해 외자판호 발급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 원문은 아래 링크 참고 - 2022년 수입 허가 온라인 게임 목록)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직속 기구인 국가광파전시총국(国家广播电视总局)이라는 중국 언론 감독 기구에서 관련 허가를 관할하며 중국에 유통되는 모든 미디어 매체(자국 콘텐츠 및 수입 미디어)들의 심사 관리를 총괄한다. 참고로 중국은 신문사를 비롯한 모든 언론사가 국영이며 언론의 자유가 없다. 중국 정부의 홍보업무도 동 기구에서 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칭인 광전총국(广电总局)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데, 한국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 K-콘텐츠 중국 수출에 있어 이 감독 기구에서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심의 과정에서 꼬투리를 잡는 일이 많아 악명이 높다고 한다. 게임 판호 발급 심사 기준 역시 아래와 같이 무척 까다롭다.
2. 중국 판호 발급받은 국내 게임 및 게임사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에 48개의 게임을 수출했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등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7년 국내에 사드(THAAD)가 배치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한한령을 발동시켰다.
이에 2017년 3월 이후 중국은 한국 게임을 단 한 건도 수입하지 않았다. 그간 국내 게임은 현지 개발사에 게임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받는 형태의 간접적이고 제한적인 수익 창출만 가능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중국 게임사 텐센트 등이 외산 게임들의 중국 내 유통을 보조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후 2020년에 컴투스 사의 서머너즈워가 판호를 받아 3년 9개월 만에 다시 중국에 진출했다. 뒤이어 2022년 12월 28일, 중국은 한국 게임 다수를 포함한 총 44종의 외국 게임에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이날 외자 판호를 받은 한국 게임은 넥슨 '메이플스토리M' / 넷마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A3: 스틸얼라이브', '샵 타이탄(넷마블 자회사 카밤)' /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에픽세븐(스마일게이트 자회사 슈퍼크리에이티브)' / 엔픽셀 '그랑사가' / 밸로프 '뮤레전드(웹젠 뮤온라인 후속작)'다.
한 외국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향후 추가로 중국 판호 발급이 예상되는 한국 게임은 넷마블 '리니지 2 레볼루션', '블레이드 소울 레볼루션' / 엔씨소프트 '블레이드 앤 소울 2', '리니지 W' / 펄어비스 '검은 사막 온라인' / 크래프톤 PUBG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이다.
3. 국내 게임주 주가 전망
기술주나 게임주 등은 기업의 가치를 측정할 때 '미래 가치', 즉 '앞으로 벌 돈'을 현재가치로 파악하는 '할인' 개념을 쓴다. 이때 쓰는 '할인율'을 기준금리와 연동해 보면,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엔 이런 기업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이 계속된 2022년 내내 게임주 주가 전망이 어두웠던 이유는 이러한 영향이 클 것이다. 시중에 돈이 마르고, 버블이 하나둘씩 터지고,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전형적인 하락장세. 게임주들의 최근 1년 주가 추이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진 가운데,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정책 공표와 더불어 외자판호 발급 재개는 게임뿐 아니라 콘텐츠 섹터 전체의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1년 기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4%로 게임 사업도 점유율 1위 22%의 미국과 2%도 되지 않는 격차로 세계 2위에 자리해 있다. 한국은 7.6% 점유율로 10.3%의 일본에 이어 4위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 게임 수출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나라 역시 중국이다. 주요 수출국 중 34.1%로 단연 압도적인 1위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크래프톤, 데브시스터즈 같은 국내 게임사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을 절대 놓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게임업계는 해당 소식을 생각만큼 대형 호재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게임들 수준이 예전보다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신뢰하기 어려운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당장의 매출증대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역시 업계의 컨센서스다.
주가는 실적보다 기대에 민감하다. 중국 판호 발급이 2023년 게임주 주가 전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하반기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기대와 함께 많은 이들의 기대가 게임주 주가를 들어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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